모순
양귀자 장편 소설
*해당 책 정리본은 주관적인 내용 및 편집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짧은 리뷰
독서모임 6회 차 책. 선경이의 인생책 '모순'
오랜만에 독서모임을 2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야기할 것들이 많은 책.
각자 읽고 느낀점이 다르다. 해당 독서모임에서 크게 삶, 가족,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 것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마음에 들었던 대사들을 세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정리했다.
1. 세상과 삶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 p.21 생의 외침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 p.123 오래전, 그 십 분의 의미
세상의 숨겨진 비밀들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몹시 불행한 일이다.
그것은 마치 평생 똑같은 식단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식이요법 환자의 불행과 같은 것일 수 있다.
- p. 223 참을 수 없는, 너무나 참을 수 없는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울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이우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 귀를 가졌다.
(···)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
- p.296 모순
2. 가족
아버지의 삶은 아버지의 것이고
어머니의 삶은 어머니의 것이다.
나는 한 번도 어머니에게 왜 이렇게 사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것은 아무리 어머니라 해도
예의에 벗어나는 질문임에 틀림없으니까.
- p.51 사람이 있는 풍경
나를 훨씬 능가하는 문제아로 청소년기를 보내는 동안에도 나는 그 애의 삶에 참견하지 않았다.
진모의 삶은 진모의 것이었고 진진이의 삶은 진이의 것이었다.
이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삶의 공식인가 말이다.
(···)
누군가 내게 친구들 사이에서도 나는 절대 충고라는 이름의 지당한 말씀은 하지 않는 위인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말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표현으로 길게 하는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아주 특별한 말이었다. 그런 말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으면 그만이었다.
- p.51 사람이 있는 풍경
그건 옳지 못한 거야,라는 주리의 관용구.
주리는 바로 그 관용구 밑에 숨어서 더 이상은 세상 속으로 나오지 않을 모양이었다.
주리는 내 아버지를 킹콩으로 비유했던 그 어린 시절에서 한 발자국도 더 성장하지 않은 것이었다.
나는 주리를 그만 이해하기로 했다.
- p. 178 착한 주리
3. 그리고 사랑
사랑의 배신자를 처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완벽하게, 꿈속에서도 생각나지 않도록 완벽하게 잊어주는 것이다.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 p.136 오래전, 그 십 분의 의미
나영규와 만나면 현실이 있고, 김장우와 같이 있으면 몽상이 있었다.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있다.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무엇, 그렇게 죽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강렬한 무엇, 그 무엇으로 나를 데려가려고 하는 힘이 사랑라면,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에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의 손을 잡았다.
- p. 195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에
사랑이란 그러므로 붉은 신호등이다.
꺼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 하는,
위험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보장하는 붉은 신호등이 바로 사랑이다.
- p.209 사랑에 관한 세 가지 메모
너무 특별한 사랑은 위험한 법이다.
너무 특별한 사랑을 감당할 수 없어서
그만 다른 길로 달아나버린 아버지처럼,
사랑조차도 넘쳐버리면
차라리 모자란 것보다 못한 일이다.
- p.273 씁쓸하고도 달콤한